날은 적당히 맑았지만, 더위가 예상됐다.
일본에서 돌아온지 일주만에 다시 대회를 참가하게 되었다. 시간은 놀랍도록 빠르게 지나가서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채 주중에 잠깐식 대회준비를 하고 토요일을 맞이했다. 일본대회 후 많은 생각이 있었고, 또 연습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다소 충분치 않아 조금은 부족한 상태에서 본 대회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진행은 일본에서와 동일하게 진행되었다. 첫 대회다 보니 일본대회의 스텝한명을 초청하여 전반적인 진행을 도와주는 듯 싶었다. 체크인 후 대기실로 가니 2군데로 나뉘어 있었다. 우리는 4층으로 이동하였다. 이미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고, 우리는 옷을 갈아입었다. 대기실 등번호와 조 발표가 났는데 우리는 A조 3번이었다.
같은 조에는 일본대회에서 본 쟁쟁한 커플들이 있어 다소 대진운(?)이 좋지 못했다. 그래도 탱피에서는 10커플이 참가하여 북적북적 아는 얼굴들이 많으니 기분이 좋다. 옷을 갈아입고 플로어 체크를 하고 1차, 2차 예선을 진행했다.
이미 경험이 있어서 인지, 무대에서는 별로 떨리지 않았고 그저 지금해온 대로만 하자고 생각을 했다. 좀 지루한 듯 많지 않는 피구라를 이용하여 춤을 추었다. 1차에서는 다소 몸도 굳고 마음도 그래서 조금 뻣뻣하게 추었는데, 2차에서는 몸도 풀리고 맘도 풀려서 좀 과감한 피구라를 이용하여 춤을 추었다.
모든 예선이 끝이나고 무대에 모든 댄서들이 올라 내일 있을 준결승 명단을 호명하기를 기다렸다.
참가번호 뜨레스 3번 다니 y 세실 우리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나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첫 대회여서 참가자도 적고 실력도 많이 부족했지만 준결승에 올라가게되었다. 맘으로는 준결승 못 올라가도 일본대회와 국내대회 모두 참여한 것에 즐거움을 두자고 했지만 막상 호명되자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준결승 명단 호명 후, 무대뒤로 나가면서 세실이 계단에서 넘어졌다. 왼손 엄지 손가락이 아프다고 했지만 괜찮아 보여 내일 준결승을 준비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부산을 떨다보니 시간이 촉박하게 나왔다가 신발을 가져오지 않아 고속도로에서 다시 돌아와야 했다.
기분도 꿀꿀하고 해서 맥주 한캔을 따서 먹고 대회에 임했다. 세실은 어제 넘어저서 다친 엄지 아직 아프다며 멍이 들기 시작했다. 걱정은 됐지만 대회를 마치고 병원을 가기로 했다.
하지만 손가락이 많이 아픈지 춤이 부드럽지 않았다. 나도 그래서 최대한 화려한 피구라보다는 걷기 위주로 준결승을 진행하였다.

준결승은 한 딴따이기 때문에 금방 끝이나고, 결승 TOP10를 호명하였다. 물론 우리는 호명되지 않았다. 상위 리스트에는 우리가 일본대회에서 보았던 TOP10이 있었고, 국내에서 강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고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무대를 내려왔다.
대회를 마무리 하면서...
일본대회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되어 국내대회는 많이 떨지 않고 여유있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질적인 문제인 많지 않은 피구라와 걷기위주의 퍼포는 대회에서 무엇인가를 보여주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많았다. 대회에서 느낀 부족한 점을 앞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안타까운 점이 세실의 다친 손가락이 골절이 되어 반 깁스를 하게 된 것이다. 삔 줄만 알았던 엄지가 골절이라니... 3개월은 꼼짝없이 재활을 해야 한다하니 조금은 아쉽다.
이번 대회에는 탱피에서 많은 분들이 참가했다. 6개월부터 2년이 넘은 사람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정말 뿌듯했다. 대회는 특정 소수나 잘하는 프로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참여해서 즐길 수 있는 행사다. 그들은 대회를 준비했고 아름답게 끝이났다. 대회에서 순위가 중요하다고 하는 순간 다양한 매력을 가진 탱고를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단지 내가 즐기는 탱고를 무대에서 펼처본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것이 아닐까?
아직은 첫 대회였고 여러모로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이제 시작이지 않을까? 내년에 일본뿐만아니라 홍콩, 대만 댄서들도 많이 참여할거라 한다. 그럼 점점 경쟁도 치열해지겠지만 그만큼 더 열심 노력해서 멋진 탱고를 추도록 노력해지^^
8월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페스티발 문디알 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세실과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기대된다.
